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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2023년 제2차 금융노동포럼 개최

- ‘노동시간 단축: 주4.5일제 가능한가?’ 주제로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진행
- 박홍배 위원장, “금융노조, 주 5일제 선제적 도입 경험 바탕으로 주 4.5일제 도입 앞장설 것”
- 김형선 수석부위원장, “주 4일제 도입, 저출산, 부동산 등 사회 전반적 문제와 연계해 고민해야”

등록일 : 2023-06-14 15:58:05

제2023-68호 | 23.06.14(수)

금융노조, 2023년 제2차 금융노동포럼 개최

6월 13일(화)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노동시간 단축: 주4.5일제 가능한가?’를 주제로 금융노동포럼이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이 공동주최, 금융경제연구소·한국노총중앙연구원의 공동주관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전세계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흐름을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는 우리나라 노동시간에 관해 토의하고, 주 4.5일제 노동시간 단축 및 정책적 연계 방안 등을 집중 논의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노동시간 및 과로사 형태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노조는 사람이 사람답게 일하는 사회, 과로사로 죽는 사람이 없는 사회를 위해 21년 전 주5일제 도입을 성공시킨 선배님들의 뜻을 이어받아 주 4.5일제 도입 안건을 2023년 산별중앙교섭 핵심안건으로 다루는 등 다시 한번 우리나라 노동시간 변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진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아직도 근로기준법이 정한 주40시간(최대 52시간)조차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이 많고, 노동자의 권리를 당당히 주장하던 동지들이 탄압당하는 모습들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 4.5일제가 '배부른 소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할 수 있지만, 노동시간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논의가 이어지고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지면 결국은 이를 토대로 전체 노동자의 삶의 질이 향상될 것”이라면서 “금융노조와 함께 주4.5일제가 도입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 서영교, 이수진, 김주영 의원도 현장에 참석해 연대의 의지를 전했다.

좌장인 조혜경 금융경제연구소장의 진행으로 시작된 이날 포럼은 ‘과로사회에서 벗어난 괜찮은 노동 논의와 주 4일제, 4.5일제 정책 방향 검토 과제’를 주제로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겸 유니온센터 이사장이 포문을 열었다. 김 소장은 “한국의 노동시간 법제도는 국제노동기구(ILO)나 유럽연합(EU) 등과 비교해봐도 장시간 노동체제(법정노동시간, 연장근로 및 특례, 연차휴가, 휴식시간 등)에 멈춰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은 노동조건 악화와 노동자 건강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사안”이라고 꼬집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주 최장 노동시간 52시간에서 48시간으로 제한 ▲법정노동시간 기존 40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 ▲‘인간의 존엄성’이 보장되는 노동시간 정책 모색 ▲ILO 및 EU 기준으로의 지향을 목표로 한 사회적 논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4.5일제와 노동시간단축: 제도적, 정책적 연계 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은 “주 4.5일제 시행을 노동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처우개선, 청년실업 대책 등의 정책과 결합하는 ‘정책 혼합(Policy Mix)’의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설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최대근로시간(52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제한해 실질적인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면서 “실질 근로시간 단축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근로시간제도 사각지대 해소와 시간주권 확보를 위한 노동자 대표성 확보 등이 중요하다”고 했다.

장진희 한국노총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은 “과로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주 4.5일제가 주장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꼬집었다. 주5일제로 시행으로 노동시간이 줄어도 과로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다. 이어 “주 5일제가 시행된 지 20년이 지났지만, 영세사업장은 여전히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대로 주 4.5일제가 도입되면 노동시장 내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형선 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주 4일제 도입을 노동시간에 한정하기보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저출산, 부동산 등 사회전반의 문제와 연계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 수석은 "정부가 저출산 해결을 위해 500조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했으나, 저출산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는 건 결국 양육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느냐의 문제다. 부동산도 마찬가지"라며 "노동자들의 출퇴근 문화와 거주환경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는 결국 주4일제 도입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기철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주 4.5일제 또는 주 4일제 도입 문제는 윤석열 정부의 69시간 노동 주장을 반대하기 위한 의견이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일부 IT 기업들은 2~3년 전부터 주 4.5일제를 시행했고, 성과가 좋아 주 4일제로 전환한 사업장이 많다. 앞으로 사무금융노조도 윤석열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정책과 별개로 공동 요구안 등을 지속적으로 제시해 경영자 측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종진 일하는시민연구소 소장 겸 유니온센터 이사장은 포럼에서 논의된 의견들을 정리하며 "금융노조와 사무금융노조, 국회 등을 중심으로 '노동시간 단축 TF'를 구성을 해 해당 문제를 사회적 담론으로 끌고 갈 필요가 있다"면서 "해외의 다양한 사례를 분석해 한국만의 노동시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앞으로도 학계·노동계·시민사회단체와의 지속적인 연대를 통해 주 4.5일제 선도적 도입 방안 모색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