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대표이사 공백 1년, 한국금융안전의 정상화를 촉구한다>

한국금융안전은 지난 30여 년 간 대한민국 현금수송업계를 선도해 왔다. 그러나 2014년 지배구조 변동 시 김석이 지분을 취득한 이후 회사 경영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2019년 김석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에는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해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임금체불 직전에 내몰리는 등 1천여 직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 회사 정상화를 위한 노동조합과 전 직원들의 노력과 열망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7월 이후 1년 넘게 대표이사 공백상태가 지속되면서 회사와 직원들의 운명은 풍전등화의 처지에 놓여 있다.

지난 2019년 7월, 정치권을 등에 업고 대표이사에 취임한 김석은 3년의 임기동안 급격한 매출하락과 시장점유율 하락 등 경영에 실패했고, 주주은행들은 그의 연임을 반대했다. 그러나 은행들은 후임 대표이사를 선임하지 않았고, 김석은 임기 만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책상을 붙든 채 권한은 행사하고 책임은 부인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력과 노사 교섭은 해태하고 있다. 1년 여의 대표이사 공백은 경영악화를 더욱 가속시키고 있지만, 공공성이 있는 시중은행, 공공기관인 국책은행 등 주주은행들은 여전히 대표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권 행사를 외면하고 있다.

주주은행들은 그간 대표이사 선임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는 이유를 2017년 김석이 주도하고 자신들이 동의해 개정한 정관 때문이라고 밝혀왔다. 노동조합이 정관상 ‘주주협의회의 대표이사 후보 합의 조항’이 상법상 소수주주권을 박탈할 수 없으므로 주주총회의 결의로 대표이사 선임이 가능하다는 법률의견서를 제시하자 말을 바꿨다. 주주은행들의 대표이사 후보 추천이나 동의가 금산법(금융산업의 구조조정에 관한 법률)상 ‘사실상의 지배행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노동조합이 구한 복수의 법률자문에 따르면 금산법 24조, 금산법 시행령 6조 등을 볼 때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다. ‘금산법 저촉’ 주장은 37%의 지분으로 60%가 넘는 은행들의 지분을 농락하는 김석의 경영권 방어 프레임이자 은행들이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을 핑계’에 불과하다.

우리는 줄곧 ‘주주권을 행사하라’고 외쳐왔다. ‘권리 행사 여부는 권리를 가진 자의 선택인데 왜 강요하나’라고 반문할 수 있다. 권리를 가진 자가 일반인, 일반 회사라면 맞는 말이겠지만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국책은행, 공공성이 있는 금융기관이라면 다른 문제다. 1년 넘게 경영공백이 지속되고 회사가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데, 공공성이 있는 주주들이 이를 외면하는 것은 공공성을 외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는 자신들의 필요에 의해 설립해 지난 32년간 업무를 위탁하고 경영진을 파견해 온 은행들이 이제는 최저입찰제를 고집하며 일감을 줄이고 ‘엮이기’ 싫어 주주권마저 행사하지 않으려는 이중적인 행태 때문이다. 이대로 경영악화를 두고 보며 결국 김석 손으로 회사 문을 닫는 상황을 방치하겠다는 것인가? 아직도 정치권력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인가? 김석의 주장대로 이 정권의 금융당국 실세인 김소영 금융위부위원장과의 친분이 사실이고, 금융안전에도 김소영의 힘이 작용하고 있는 것인가?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은행들의 고유업무 안전성과 안정성을 위협하는 김석의 배임혐의에 대해 조사하고, 한국금융안전의 경영 정상화에 적극 나서라!

김석은 정치권력을 배경으로 지분을 인수하고 경영권을 장악한 뒤 건실한 회사를 위기로 내몬 경영실패를 인정하고, 더 이상 자리에 연연말고 즉각 대표이사 직무대행직에서 물러나라!

기업은행,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주주은행들은 공공성과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지난 32년간 자신들의 부수업무 수행을 위해 최선을 다한 1천여 한국금융안전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대표이사 추천 주주권 행사에 나서라!

한국금융안전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열악한 노동조건 하에서, 그리고 2020년 1%의 임금인상 이후 2021년과 2022년 연속 임금협상 미타결이라는 최악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회사 먼저 살리자’는 일념과 ‘비록 적은 급여와 열악한 환경이지만 예전처럼 자부심을 갖고 일했으면’ 하는 소박한 소망으로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다. 그리고 경영만 정상화된다면 더 큰 희생과 고통을 감내할 용의가 있다. 그러나 대표이사가 바뀌지 않는 한 한국금융안전의 미래도, 1천 여 노동자들의 미래도 없다. 이번에도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남은 마지막 선택은 총파업 밖에 없다.